영적인 눈을 열어라(왕하 6:15-18)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시험을 쳐서 재상을 뽑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몇 권을 주고 그 주인공들의 인간 기미를 얼마만큼 통찰하고 있는가로 가늠했던 것입니다. 정치 역량이 아니라 경륜이나 도량 같은 인간 됨됨이로 뽑았고 그것이 대영제국 유지의 기틀이 됐던 것입니다. 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미국의 대회사에서도 사장을 공모하는 데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경륜의 깊이를 따져 뽑는다고 들었습니다. 곧 무엇을 더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이 얼마큼 트였느냐를 본 것입니다.
우리는 지혜로운 사람을 안목이 있다, 식견이 있다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의 수종 드는 자가 일찍이 일어나서 나가보니 군사와 말과 병거가 성을 에워쌌는지라 그 사환이 엘리사에게 고하되 아아, 내 주여 우리가 어찌하리이까 대답하되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한 자가 저와 함께한 자보다 많으니라 하고 기도하여 가로되 여호와여 원컨대 저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 하니 여호와께서 그 사환의 눈을 여시매 저가 보니 불말과 불 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렀더라 아람 사람이 엘리사에게 내려오매 엘리사가 여호와께 기도하여 가로되 원컨대 저 무리의 눈을 어둡게 하옵소서 하매 엘리사의 말대로 그 눈을 어둡게 하신지라(왕하 6:15-18)
성경본문에는 세 가지의 다른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첫째, 게하시의 눈
게하시는 아람 군대를 보았습니다. 누구나 낙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오늘 이 시대 속에 경제가 무너지고, 정치가 무너지고, 종교가 무너지는 속에 모두가 그러한 일그러진 세상을 보며 낙망하고 소망을 잃어버리는 모습과 동일한 상황 같습니다.
게하시가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사 앞에 나아가 "아아, 내 주여 우리가 어찌하리이까"라고 말했던 것처럼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모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눈을 열어 더 깊은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십니다. 삶의 어려운 문제와 고통 속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 그분의 뜻을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둘째, 엘리사의 눈
1800년대 말 유럽 화단의 인상주의를 생각해봅시다. 모네, 마네, 르느와르, 드가 같은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화단은 표현주의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정교한 세부묘사, 부드러운 표면처리, 장식성이 화려한 그림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다음 사진이 탄생하면서 전통적인 순수예술의 정의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당연히 "이제 회화의 역할은 무엇인가?"하고 볼멘소리를 하는 화가들도 생겼습니다.
인상주의는 현상을 깨뜨렸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재현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뿌리치고 관습적인 현실성에서 느꼈던 인상을 그대로 화폭에 담아내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미세한 붓질과 색상의 강한 대비를 이용하여 눈으로 보았던 사물의 풍경에서 환영을 찾아내었습니다. 그들은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집었고 그림은 이래야만 한다는 일반적인 기대치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엄청난 세계를 발견한 것입니다. 엘리사 또한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니라 엄청난 하나님의 영적인 세계를 보게 됩니다.
아람 군대 가 자신을 포위하고 있었지만, 엘리사는 그 안에서도 일하시고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적인 눈이 열리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이 세대를 향한 우리의 눈이 새롭게 열리기를 원하십니다.
너희 마음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이 무엇이며 그의 힘의 강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떤 것을 너희로 알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엡 1:18-19).
이스라엘과 이방인들에게서 내가 너를 구원하여 저희에게 보내어 그 눈을 뜨게 하여 어두움에서 빛으로, 사단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하고 죄 사함과 나를 믿어 거룩케 된 무리 가운데서 기업을 얻게 하리라 하더이다(행 26:27-28)
여러분이 속한 모든 영역 속에서 육체의 눈이 아니라 영혼의 눈을 열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아야 합니다.
셋째, 아람 사람들의 눈
아람 사람들은 그 아무것도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도 세상도... 여호와께서 그 눈을 어둡게 만들자. 그 사람들은 인도자들이 필요하였습니다. 엘리사는 그들을 이스라엘 왕에게로 인도하였습니다. 소경 된 사람은 자신의 소경 된 것을 먼저 인정하고 자신을 인도해줄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도다(계 3:17)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소경 되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기는커녕 알지도 못합니다. 또한 자신 또한 소경이면서도 다른 사람을 인도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을 봅니다.
소경 된 인도자여 하루살이는 걸러 내고 약대는 삼키는도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 소경 된 바리새인아 너는 먼저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하리라(마 23:24-26)
26절에서 예수님은 이러한 소경 인도자들에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안을 깨끗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겉도 깨끗하여진다고 합니다. 결국 인간이 바른 진리를 볼 수 없는 이유는 외적 요인이 아닙니다. 시력 때문도 아닙니다. 자신의 안에 있는 더러운 것들이 자신의 눈을 가리는 것입니다.
동일한 인간 욕심의 어리석음 때문에 그 눈이 어두워진 사건이 롯(창 19장), 발람(민 22장), 사울(행 9장), 박수 엘루마(행 13장) 등에 자주 나타납니다.
넷째, 하나님의 눈
우리는 그런데 이 역사적 사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의 눈을 놓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 성전에 계시니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그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 안목이 저희를 감찰하시도다(시 11:4)
관심도에 따라 눈동자(동공)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연구한 심리학자 헤스는 모성애와 부성애에 관한 연구도 남겼습니다. 어린애를 보고 여성과 남성의 동공 반응이 어떻게 다른가를 보았던 것입니다. 우선 여성은 '미혼 여성', '결혼했지만 아직 아이가 없는 여성', '아이를 가진 여성'으로 나누어 어린이의 사진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성은 미혼, 기혼 관계없이 모두가 눈빛이 빛나고 동공이 확대되었습니다.
한편 남성의 경우는 미혼이건 기혼이건 아이가 없는 사람은 동공이 축소되거나 확대되지 않았습니다. 기혼자로서 아이가 있는 남자만이 여성처럼 동공이 커졌습니다. 따라서 남성은 자기 아이가 있을 때에만 부성애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그래서 첫머리의 말은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닌 사람에게는‘아버지의 사랑(부성애)’은 없다는 이야깁니다.
내 형질이 이루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나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시 139:16)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권고하시는 땅이라 세초부터 세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신 11:12)
하나님의 눈은 우리의 형질이 이루기 전부터 우리를 보시고 계십니다. 또한 세초부터 세말까지 하나님의 눈은 항상 우리를 향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엘리사를 포위한 강력한 아람 군대 이상의 엄청난 시련이 우리에게 밀어닥치더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그 순간에도 지켜보고 천군만마로 우리를 보호하고 계십니다. 영적인 눈을 여십시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시는 그분을 바라보시기를 원합니다.
[시편 새벽예배 10분 설교문] 감사해야 하는 이유(시 1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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