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원어 설교

[송구영신 예배 설교말씀] 빛이 있으라(창 1:3-5, 14-17)

체데크 2021. 12. 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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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새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모든 일들은 보내버리고 안 좋았던 기억들도 모두 보내버리고 밝아 오는 새해에는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여 좋은 일들이 우리에게 오고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진리의 빛을 허락해 주셔서 내 마음에 밝아지고 삶의 형편이 좋아지는 놀라운 축복이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빛이 있으라(창 1:3-5, 14-17)

 

  새해 첫 아침, 빛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 위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의 날개 밑에 거하여  그의 인도하심과 돌보심으로 인하여 금년 한 해 여러분의 모든 삶이  형통하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음악을 잠깐만 듣겠습니다.(하이든의 "천지창조" 중에서 빛이 있으라 하신 부분을 들려준다) 지금 들으신 것은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입니다. 처음 부분에 "빛이 있으라. 곧 생겼네 빛."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곧 생겼네" 까지는 아주 부드럽게 부르다가 "빛"이라는 단어에 이르러서는 관현악단과 합창단이 아주 크게 연주하고 노래하였습니다.  해설에 보니까 이 부분에서 C단조가 갑작스럽게 C장조로 바뀌었다고 하였습니다. 혼돈과 어두움이 덮여 있던 우주 공간에 갑자기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첫날에 빛을 창조하셨습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만이 있던 세상에 하나님은 먼저 빛을 만드심으로 혼돈을 질서로, 공허를 충만으로, 흑암을 광명으로 바꾸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창조를 빛으로부터 시작하셨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그의 모든 피조물을 빛 아래 창조하셨다는 것은 그 피조물이 모두 빛의 성격을 지니게 하셨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빛이 가져오는 질서, 충만, 생명이 모든 피조물 속에 깃들이게 하신 것입니다. 빛이 가진 이런 특성들은 바로 하나님 자신이 가지신 것들입니다. 하나님 자신이 빛이라고 하셨습니다(요일 1:5). 결국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의 세계는 바로 하나님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세계가 빛으로 충만해 있는 것입니다. 그가 주관하시는 모든 역사도 빛으로 충만해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창조의 아침에 울려 퍼진 "빛이 있으라"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새해 이 아침에도 이 암울한 역사의 땅에 울려 퍼지고 있음을 우리가 들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을 몰아내는 찬란한 빛의 역사가 새해를 맞는 이 민족의 가슴속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우리가 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빛은 아름답다

 

  먼저, 우리가 창조의 첫 아침에서 배울 교훈은 빛의 창조는 매우 아름다웠다는 사실입니다.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빛을 보시고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그 빛의  영롱함과 찬란함, 그리고 그 신비함과 충만함은 정말 아름다움이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성경은 바로 이 빛의 아름다움과 기쁨으로 시작하여 그 빛이 성경 전체를 꿰뚫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첫날부터 매우 만족해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첫 기쁨이 그의 창조의 세계 전체에 관통하고 있음을 우리가 분명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창조의 아침에 있었던 그 무한한 행복감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빛으로 충만한 기쁨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에 충만한 빛을 보지 못한채 암울하고 슬픈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더 암울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에 빛이 없으니 흑암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빛의 자녀처럼 쾌활하고 행복한 생활 대신에 어두움의 자녀들처럼 걱정과 근심, 불안과 초조함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빛의 종교입니다. 낙관적인 신앙입니다. 기쁨의 종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신앙의 생활을 고달프고 매우 근엄하며 재미없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미혼 여성들 보고 목사에게 시집을 가라면 일단은  모두가 사양을 합니다. 목사와 결혼하는 것은 아주 재미 없는 생활이요, 근엄하고 매우 딱딱한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크리스천은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향락적인 삶에서 벗어나서 경건하고 진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수도원의 수도사들처럼 금욕적인 삶을 살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는 본질적으로 아름답고 좋은 것이기에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그 아름다움, 그 기쁨을 누리며 사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새해에는 좀 더 하나님이 그의 피조물 속에 두신 이 빛의  찬란함과 기쁨을 찾아내어서 그 빛으로 우리 생활 속에 깃들인 어두움들 곧 우울함과 불안과 근심들을 몰아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속에 빛을 창조하셨습니다. 우리가 그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우리가 기쁨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빛을 우리 속에 가지고 있을 때  다음과 같이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당신께 감사를 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어린아이처럼

    내가 살아있으며 -아직도 살아있으며-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해와 바다, 언덕, 풀, 무성한 나무를 볼 수 있으니참으로 기쁨이 넘치나이다.

    수많은 별들 아래로 걷고

    저 하늘에 떠 있는 사랑스런 달을 바라볼 수 있으니 참으로 즐겁습니다.  (맛디아 클라우디우스의 시)

 

  새해는 여러분의 생활이 빛의 축제(祝祭)로 어두움을 몰아내고 기쁨으로 충만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빛은 우리의 구원이다.

 

  다음으로, 우리가 이 창조의 기사를 보면서 좀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자 합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빛이 있기 위해서는 먼저 태양이 창조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빛이 있은 다음에 해가 창조되었다고 하였습니다.  해와 달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두 개의 광명을 궁창에 두셨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광명"이라는 단어는 다른 곳에서는 성전에서 사용되는 등잔을 가리킬 때 사용이 되었습니다(출 35:14). 성경 기자는 의도적으로 빛과 두 광명을  분리시키고 있음과 동시에 궁창에 두 개의 등잔을 걸어 놓은 것처럼  표현하므로 그 존재를 약화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성경 기자가 과학적인 지식이 없어서 이와 같이 기록한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보다 계산된 의도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고대 근동 사회는 태양을 신적인 존재로 숭배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의  신앙 양태를 비판하면서 태양은 신이 아니며 그것은 단지 하나님의 빛을 대신 전하는 매개체일 따름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태양의 빛은 첫날 창조된 하나님의 빛에 비교해 볼 때 그것은 등잔의 불과 같은 것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빛은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입니다.

  성경 기자는 빛을 태양의 빛과 분리시키므로 빛이 단순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만이 아닌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빛은 모든 어두움을 밝히는 빛입니다. 세상의 어두움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의 어두움도 밝히며, 인간의 역사 속에 깃들인 혼돈과 어두움을 밝히는 빛이기도 한 것입니다. 성경 기자는 창조의 첫날에 만드신 빛을 태양의 빛과 구별함으로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 속에 빛이 깃들어 있음을 나타내고자 한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에서는 빛을 매우 상징적인 언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빛은 곧 생명과 구원을  뜻하기도 하고 지식의 원천인 율법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타락으로 어두워진 인간의 심령과 세계역사를 밝히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의 빛으로 보내셨습니다. 태양은 이 땅의 어두움만 밝히지만 참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인간의 심령을 밝히시며 새 생명이 돋아나게 하시는 것입니다. 태양의 빛은 과수들로 열매를 맺게 하지만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로 사랑과 기쁨의 열매를 맺게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빛은 바로 여기에까지 그 범위가 확장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빛은 태양의 빛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대단히 광범위한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결국 창조의 첫날  만들어진 빛은 오늘 타락한  인간과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을 간직한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할때 첫날 창조된 빛이야말로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창조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빛이 뚫지 못할 어두움이 있을 수 없습니다. 가장 단단하고 깨치기 어려웠던 인간의 죄악의 어두움을 깨친 빛이기에 이빛은 어디에나 환히 빛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빛은 하나님의 치료하며 구원하며 새롭게 하시는 능력입니다. 이 빛은 성령으로 오늘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활에 어두운 구석이 있습니까? 하나님께 기도하므로이 빛을 간구하십시오. 마음 문을 열어놓고 하나님의 빛을 받아들이십시오. 어두움은 물러가고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근심과 걱정, 역경과 고난이 사라지고 빛이 가져오는 아름다움과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활 속에 사라지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마음 문을 열어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해에는 열심히 기도하므로 빛을 받아 활기에 넘친 삶을 이룩해 가시기 바랍니다. 지혜의 빛인 성경말씀을 명상하고 실천하므로 여러분의 앞길이 형통하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항상 빛 가운데 행하십시오. 여러분의 가정이 빛같이 빛날 것입니다.

 

  빛이 되라

 

  끝으로, 하나님은 빛 가운데서 인간을 창조하시되 자기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가 빛의 존재가 되어야 함을 뜻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하나님은 빛이시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그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우리 인간도 그 빛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그대로 살아난다면 우리는 빛의 속성을 가진 자로서 하나님을 알고 그 뜻을  깨달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형상은 파괴되고 깨어졌습니다. 우리는 빛의 속성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우리 심령에 불이 꺼져버린 것입니다.

  참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므로 꺼졌던 불을 다시 밝혀 주신 것입니다. 깨어졌던 우리의 형상을 회복시켜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빛을 찾은 것입니다. 이 어두운 세상을  밝힐 수 있는 빛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빛의 자녀가 된 것입니다. 꺼지지 않는 강력한 빛이 우리 속에 점화된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내가 세상의 빛이 되었음을 깨달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함을 받고 빛의 자녀가 되었음에도 깨닫지 못한 채 여전히 어두움에 머물러 있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자요, 우둔한 자일 것입니다. 내가 빛을 가진 자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빛의 자녀답게  행동하여야 하겠습니다.

  둘째로, 우리가 가진 빛을 새 해에는 좀 더 밝은 빛이 되도록 돋우어야 하겠습니다. 구원의 확신이 없이, 믿음의 분명한 목표 없이 우리의 신앙생활을 계속할 때 그는 교회당 문턱만 닳게 할 뿐입니다. 우리가 빛을 더 밝게 하기 위해서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목표를 분명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유혹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목표를 향하여 달려갈 것이고, 그러면 그의 빛은 더욱 빛나게 될 것입니다.

  셋째로, 빛의 생활이 어떠한 것인지 분명하게 알아야 하겠습니다. 에베소서 5장 9절에 보면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라고 하였습니다. 빛의 생활이란 착한 행실과 바르고 진실한 삶입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좀 더 선한 일을 힘써야 하겠습니다. 좀 더 진실한  삶을 위해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늘진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며 불의와 거짓에 대항하여 진실을 세워나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 빛으로 충만한 새 날들을 우리 앞에 두셨습니다. 빛의 축제가 우리를 위해 마련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주저하지 말고 우리의 어두운 집의 창문들을 활짝 열어젖히고 그 빛을 차고 넘치도록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태초에 창조하신 빛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 빛의 기쁨이 우리의 슬픔을 씻겨내고 활기에 넘친 삶이 되게 할 것입니다. 새해에는 빛의 자녀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빛을 알지 못하는 자들을 빛으로 인도하며 저들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들을 몰아낼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새해에 여러분의 삶 속에 하나님의 빛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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